줄기세포로 혈관 재생… 남성 성기능 개선 효과
발기부전 치료
음경에 주사… 2~3시간 소요
혈액순환 잘 돼 발기력 향상
지난해 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 부부의 35% 이상은 섹스리스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결혼 햇수가 길어질수록 섹스리스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기혼자의 경우 섹스리스 부부가 43.9%에 달할 정도다.
이같은 중장년층의 섹스리스는 갱년기 등에서 비롯된 성기능 장애, 이로 인한 우울증 등이 원인으로 보여진다. 특히 남성은 갱년기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가파르게 감소하는데 이때 발기력이 저하되는 등 성기능 문제로 직결된다. 흡연, 음주,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혈관이 좁아지고 약해지는 것도 한 몫 한다.
청담셀의원 조찬호 대표 원장은 “대부분의 남성은 나이를 먹더라도 젊을 때와 같은 힘을 갈망하지만 노화로 점차 발기 강직도와 지속시간이 떨어지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만성화되는 경우가 적잖다”며 “성관계를 기피하거나 자신감 결여로 대인기피까지 생기는 등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이는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간의 불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문제가 심각하다면 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고개 숙인 남성에게 희망을 주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마르타 호르 덴마크 오덴세대학병원 교수는 발기부전 환자에게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음경해면체(corpus cavernosum)에 주입, 발기력을 개선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립선암 치료 부작용으로 발기부전이 된 21명의 40~70세 남성을 대상으로 치료를 시행했다. 배양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줄기세포를 그대로 음경해면체에 단 한 차례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8명이 자연스러운 발기력을 회복, 성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이후 1년 동안 발기 기능에 변화가 나타나는지 지켜봤다. 연구팀은 시술 전후 6~12개월에 환자들의 ‘국제발기기능 지수(IIEF: International Index of Erectile Function)’를 측정했다. IIEF 지수가 높을수록 강직도가 높다는 의미인데, 시술 6개월 후 참가자는 전원 IIEF 지수가 6점에서 12점 정도로 개선됐다. 특히 발기 지수가 7점에서 14점으로 높아진 8명은 자연 발기에 의한 성행위가 가능해졌으며, 12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치료효과가 지속됐다. 호르 박사는 “참가자의 일부이지만 단 한 번의 줄기세포 주입으로 성행위가 가능할 정도로 발기 기능이 회복된 것은 주목할 만한 결과”라며 “중간엽 줄기세포가 음경의 손상된 발기조직으로 스스로 찾아 들어가 발기에 필요한 근육세포와 혈관 내피세포로 분화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이미 이 같은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남성 성기능 개선 치료를 하는 조찬호 원장은 “과거에는 단순히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분위기였다면, 최근에는 일시적인 치료 효과에 그치지 않고 노화된 성기능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의료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줄기세포의 재생력은 노화돼가는 세포에 활력을 불어넣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성기능을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 약물 요법은 간단하지만 함부로 복용했다가는 더 큰 문제를 부를 수 있다.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으로 치료받는 환자들은 쇼크 등 부작용 우려가 높아 경구제가 금지돼 있다. 고혈압·뇌졸중·색소성망막염·우울증 환자들도 전문의와 상담을 한 후 처방받아야 한다.
반면 줄기세포 성기능 개선 치료의 경우 누구나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연구팀이 시행하듯 줄기세포를 음경해면체에 주사하면 좁아지고 약해진 혈관이 재생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실질적인 발기력 향상과 성감 증대로 이어진다. 치료는 2~3시간 정도 소요돼서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시술받을 수 있고, 자신의 세포를 활용하므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없다. 조찬호 원장은 “당장 성관계가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휩싸여 회피하기보다 정신적 교감을 충분히 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최근엔 갱년기를 겪는 부부가 함께 내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갱년기로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며 질건조증 등 성교통, 성기능 장애에 노출된다”며 “여성에게 줄기세포를 투여하면 질액 분비가 늘어나 부부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